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
🔖 당신의 책상 위 황동 재질의 빗 하나 훔치고 싶은 간질거림으로 후닥닥 청바지 뒷주머니에 꽂고 나오는데 빗어줄 털 한가닥 안 남기고 털 싹 다 밀린 개가 있어 시소 위에 앉아 있는 밤이야. 개를 보는데 걔를 보는 심정이니 그 여력과 그 겨를로 아이맥스 영화관 360도 회전이 가능한 의자이듯 시소 위에 앉아 있는 밤이야. 달에게는 없고 당신에게만 있는 당신의 없음으로 나는 시소 위에 앉아 있는 밤이야.
🔖 나를 못 쓰게 하는 남의 이야기 넷
중국 시인 정샤오충이 ‘시인은 무엇을 생각하는가’라는 주제 아래 발표한 산문 <시의 문>을 요약한 이야기*
나는 18년전 중국 서남부 사천으로 광둥 동관에 이르는 일대에서 공장 생활을 몇 년 하면서 여러 가지 일에 종사하였다. (...) 동료 중에 조립 라인의 업무 강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밤마다 꿈을 꾸며 소리 지르는 사람이 있었다. 그 창백한 얼굴을 보노라면, 그 외침이 내 몸에서 뿜어나온 것처럼 느껴졌다. (...) 몇 년 동안 나는 내가 따르고 교류했던 무수한 여성 노동자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중에서 그들이 끝내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해왔다. 나는 바로 내가 그 무리 속에서 이들 여성 노동자를 구출하여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한 명의 인간이 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.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그들 모두는 구체적인 이름을 갖고 있다. 그들의 이름, 그들의 이야기, 그들 이름의 이면에는 한 개인이 존재하는 것이지 무리인 것이 아니다. 나를 신뢰하는 그들은 자기 이야기를 해준다. 나는 그들의 불운을 시로 기록하였다. 모든 이의 이름은 그녀의 존엄을 뜻한다. 이 말은 조립 라인에서 일하던 시절 깊은 깨달음을 준 구절이다. 나의 이름은 정샤오충이다. 나를 중국의 어느 여성 노동자로 부르지 말기를 바란다.
(요약 발췌에 제목을 잘 적으면 시가 되는 순간)
🔖 화두는 곡두.
그러나 사랑은 나에게 언어를 주었다.